중국발 ‘블랙먼데이’(증시 폭락 사태)를 겪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한국 코스피는 반등했고, 일본과 대만 증시는 하락했으나 낙폭이 크지 않았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77포인트(0.61%) 오른 1930.53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2%대 급락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이날 중국 증시가 진정세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22거래일째 ‘팔자’를 지속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전날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지 본격적인 상승 반전 흐름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는 6.28포인트(0.93%) 오른 684.07로 마감했다.
전날 큰 폭(2∼3%)으로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0.42%, 0.48% 내렸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전날의 급락세(2∼4%)를 딛고 1%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외환시장도 일단 진정세를 나타냈다. 전날 15원 넘게 폭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0.3원 오른 118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로 치솟고, 엔화 강세로 원·엔 재정환율도 1000원대로 올라섰으나 중국 쇼크가 완화된 영향으로 이후 상승폭이 줄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 증시 패닉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불안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작은 뉴스 하나에도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등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외환시장 모니터링과 안정 노력을 한 단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날 오전 최희남 차관보 주재로 회의를 열고 중국발 리스크 영향을 점검했다. 최 차관보는 “중국 증시에 서킷 브레이커(거래 일시중지)가 처음 도입되는 등 기술적 문제로 전날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제조업지수가 안 좋게 나왔지만 다른 지수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중국 쇼크의 주된 원인이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단기적 수급 문제(대주주 지분 매각 규제 해제)와 위안화 약세 확대에 있기 때문에 충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이 나왔다.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부사장은 “펀더멘털 문제로 주가가 급락하는 게 진정 우려스러운 것인데, (이번에는) 단기적 쇼크에 그칠 가능성이 커서 일희일비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강현철 자산배분·글로벌전략부장도 “투자자들은 단발성 이벤트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면서 중국 주식의 비중 확대를 권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이 1분기 중국 증시를 좌우할 변수”라며 “위안화 환율은 3월을 고비로 약세 압력이 진정되면서 증시에 대한 부정적 효과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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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5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