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세력화냐, 야권 통합이냐… 탈당파 투트랙 행보

입력 2016-01-05 21:07 수정 2016-01-06 00:09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5일 새벽 서울 영등포역 인근 인도에서 서울시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청소 봉사를 하고 있 다. 오른쪽 사진은 김한길 무소속 의원이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5일 ‘제3세력화’를 위한 두 갈래 행보에 나섰다. 안 의원이 정치권 물갈이를 강조했다면, 김 의원은 광주를 방문해 호남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에 나선 여러 세력을 통합하는 구상에 초점을 맞췄다. ‘혁신’과 ‘통합’을 조화시켜야 하는 탈당파의 고민이 담긴 행보로 해석된다.

◇安 “여의도 깨끗이 청소해야”=안 의원은 이날 오전 환경미화원과 함께 서울 영등포역 일대를 청소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안 의원은 행사 의미에 대해 “깨끗한 정치 실현을 위해 청소활동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여의도는 정말 깨끗하게 청소할 필요가 있는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양대 기존 정당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제3세력’ 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안 의원은 환경미화원들과 어묵탕으로 아침 식사를 함께하면서 임금과 노동 환경 등에 대해 청취하는 등 ‘민생정치’를 부각시켰다. 오후엔 서울 구로구 어린이집을 찾아 누리과정 예산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앙정부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더민주 ‘친노(친노무현) 의원’ 지역구에 ‘표적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당) 창당 후에 전체적인 전략이나 목표들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분간은 탈당세력 간 연대보다는 독자적인 세력화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에 동참하는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신당 세력 간 연대를 논의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병호 의원은 “조금 더 자신 있게 (연대에) 나서도 된다”며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 때문에 멈칫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진보·보수인사 공동위원장 체제로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측 공동위원장 몫으로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유력하고, 보수 측 공동위원장으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金, “야권 주도세력 교체” 비노(비노무현) 연합 구상=김한길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의 주도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광주의 민심을 확인했다”며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하는 데 광주·호남이 전진기지가 돼주셨으면 (하고)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더민주가 아닌 신당 세력이 야권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더민주보다 앞서고 있다.

김 의원은 신당 창당 세력의 입장이 조금씩 엇갈리는 것에 대해서도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천정배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지사 등의 말씀 내용이 큰 틀에서 다르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하나로 힘을 합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그리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단 지지도가 가장 높은 안철수 신당을 중심으로 더민주를 제외한 신당 세력을 통합하는 방안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야당에서는 김 의원이 ‘친노 고립 전략’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김 의원은 국립5·18민주묘소를 참배하고 재래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호남을 대변하는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도 탈당이 임박한 모습이다. 박 의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탈당과 관련, “상당히 굳혀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80∼90%가 탈당해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며 “민심을 이기는 정치인은 없다”고 말했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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