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폭락장 하루 만에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전날 폭락세가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심리적 요인이 컸던 만큼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에 시장이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된 2014년 하반기 이전의 2년 동안과 비교하면 40% 이상 높은 수준인 데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와 위안화 절하 가속화 등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아 관치로 끌어올린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전망이다.
5일 전날보다 3.02% 급락한 3196.65로 출발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하락폭을 줄인 뒤 오전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0.26% 하락한 3287.11로 장을 마감했다.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정지) 발동의 기준이 되는 대형주 위주의 CSI300 지수는 0.28% 상승했고, 선전성분지수는 1.36% 하락했다.
이날 안정세에는 무엇보다 중국 당국의 진화작업이 일조했다는 평가다. 중국 인민은행은 장이 시작되자마자 역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로 1300억 위안(약 23조2648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중 유동성 위축 가능성을 차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국부펀드가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은행과 철강 부문 기업의 주식 매입을 통해 증시에 개입했다고 전했다.
증권 감독 당국도 전날 투매의 원인으로 평가되는 지분 5% 이상 주요주주 지분매각 금지 해제 조치의 유예와 서킷 브레이커에 대한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증시의 과도한 변동성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도입된 서킷 브레이커는 CSI300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하면 15분간 거래를 중단한다. 특히 7% 이상 등락하면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다. 중국은 서킷 브레이커 범위가 좁아 시장에서 손실제한선 역할을 하며 투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의 거래 중단 기준은 7%와 13%다. 덩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대변인은 공식 웨이신 계정을 통해 “서킷 브레이커는 시장 변동성 대응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제도”라면서 “앞으로 실질적인 운용 상황에 맞춰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증감위는 또 오는 8일로 예정된 주요 주주의 지분매각 금지 조치 해제와 관련해 “주요 주주의 지분매각 방법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연구하는 중”이라며 충격 완화 방안 제시와 함께 해제 유예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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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5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