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불법 중국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을 막기 위한 인공어초가 대대적으로 설치된다.
해양수산부는 올 연말까지 30억원의 예산으로 서해 5도에 인공어초 약 30기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2019년까지 매년 20기씩 추가해 총 100기(기존 10기 포함)의 인공어초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해수부는 2013년 국비 10억원을 들여 소청도 동측해역에 인공어초 10기를 처음으로 설치한 뒤 불법조업 방지 효과가 두드러지자 추가 설치키로 했다.
당시 설치된 원통2단 강제어초는 가로·세로 11m, 높이 13.2m, 무게 33t 규모로 모서리마다 30∼40㎝ 크기의 쇠갈고리가 달려 있다. 어초 설치 이후 대청도에서 활동하던 불법 어선들의 일부가 연평도로 옮겨가면서 연평도에 불법 중국어선이 약 20% 가량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따라서 불법 조업이 빈번한 서해5도 인근 해저에 중국어선들이 접근하는 길목마다 어초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해수부 산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오는 3∼4월 가로·세로 13.2m, 높이 8.2m, 무게 53.5t 규모의 석재조합식 인공어초 9기를 대청도 동쪽 근해에 설치할 계획이다. 공단은 모서리마다 1m 크기의 쇠갈고리 20∼30개를 설치해 불법 중국어선들의 저인망 그물이 걸리도록 할 예정이다. 어초 가격은 1개당 1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어초가 설치되는 해역의 수심은 40∼50m 깊이여서 선박이 항해하는 데는 지장을 주지 않지만 중국 어선의 어구가 걸리면 그물을 잘라야 달아날 수 있어 한 번에 수백만원의 피해를 보게 된다.
중국 저인망어선은 서해안의 바닥에서 살고 있는 꽃게, 넙치, 도다리, 가자미 등을 싹쓸이하는 수법으로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집계결과 연평도 북서방, 백령도 북동방, 대청도 남동방 NLL 해역에서 매년 나포되고 있는 33∼34척의 불법 중국어선 중 70%가량이 저인망 어선으로 밝혀졌다.
어초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차단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그늘과 암반을 좋아하는 수산물의 서식환경 조성이 가능해 북방한계선 일대의 생태계 복원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NLL 선상은 접적지역이어서 날씨가 좋을 때는 북한 함정을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해군과 해경의 도움을 받아 인공어초를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서해5도지원특별법 개정으로 NLL 해상에 불법조업 방지시설 설치가 가능해져 인공어초 사업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인공어초는 불법 중국 어선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인공어초’로 NLL 中어선 싹쓸이 조업 막는다
입력 2016-01-05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