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믹시스는 획기적인 농업용 종자 패키징 기술과 제품을 개발한 대전의 바이오벤처기업이다. 미립종자를 비롯한 농업용 종자를 소량으로 유통할 수 있고, 발아세를 높이고, 종자의 자동화 파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터넷상에서 크라우드펀딩회사를 통해 40여명의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를 모아 3억 6000만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오믹시스 우태하 대표는 “시제품 제작과 글로벌마케팅 등에 필요한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른 시일내에 자금확보를 하였고, 펀딩 과정에서 우리 기술과 제품을 널리 알릴 수 있었고, 그런 경험이 본격적인 후속 투자와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가진 벤처기업이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투자를 받는 크라우드펀딩은 지금까지 법적인 한계 때문에 활성화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오믹시스도 사모투자 형태로 49명 이내로만 투자를 받을 수 있었고, 실제 투자금을 모으고 주주를 관리하는 과정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
오는 25일부터는 크라우드펀딩 투자가 법적인 틀을 갖추게 된다. 5일 국무회의에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개정 시행령은 30억원인 투자중개업자 요건을 크라우드펀딩 업체에 한해 5억원으로 낮췄다. 창업 7년 이내의 스타트업 기업이나 벤처·기술혁신 기업은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받는 등 크라우드펀딩을 위한 절차와 비용도 줄였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한 기업이 1년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할 수 있는 금액을 7억원으로 제한했고, 개인투자자는 한 기업에 200만원, 연간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 발행과 투자금 유치 등의 업무는 증권회사가 맡도록 해 신뢰도를 높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직접 투자 형태의 크라우드펀딩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후원이나 물품구매의 형태로 이뤄져 왔던 한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오간 자금이 344억 달러(약 40조원)에 이른다. 국내 크라우드펀딩은 연간 5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20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오픈트레이드의 신재희 과장은 “지난 연말 개최한 투자설명회에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크라우드펀딩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벤처기업 투자 ‘크라우드펀딩’ 2000억 시장 열린다
입력 2016-01-05 19:11 수정 2016-01-06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