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던 동화 속 주인공 ‘인어공주’(사진)의 동상이 한때 페이스북으로부터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차단’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어공주 동상 사진이 담긴 인터넷 주소(링크)를 게재하려던 덴마크 사회민주당 소속 메테 게르스코프 의원(하원)은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게재한 링크에 담긴 사진이 누드사진에 관한 페이스북 정책에 위반되기 때문에 게재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페이스북 측은 게르스코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알몸이 너무 많이 드러나 있다”며 사진이 예술적이거나 교육적인 목적이더라도 누드에 관한 자사 정책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게르스코프 의원은 “결국 페이스북이 뒤늦게 사진 게재를 승인했지만 정말 황당했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3월부터 누드가 들어간 사진과 회화, 조각상 등에 관한 사진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왔다.
논란이 된 인어공주상은 1913년 조각가 에드바르드 에릭센이 덴마크 출신의 유명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서 착안해 코펜하겐 랑겔리니 해안 바위 위에 조각한 것이다. 높이 1.25m에 무게 175㎏의 이 동상은 국보로 지정된 것은 물론 오랫동안 덴마크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아왔다.
페이스북과 덴마크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페이스북은 덴마크 여행사가 게재하려던 덴마크 출신 19세기 화가인 크리스토퍼 에케르스베르의 회화 ‘거울 앞에 선 여인’을 누드가 담겼다는 이유로 금지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 화제]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동상 페이스북서 “알몸 안돼” 수모
입력 2016-01-06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