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훈시(訓示)’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1949년 신중국 건설 이후 군에 공개적인 훈시를 한 최고지도자는 마오쩌둥 외에는 없었다. 군 장악력을 과시하고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학습중국(學習中國)’을 인용, 시 주석이 지난달 31일 베이징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로켓군·육군지휘기구·전략지원부대 창립대회’에서 62년 만에 처음으로 군에 대해 공개 훈시를 했다고 전했다.
훈시는 엄격함과 함께 부하들에 대한 꾸짖음의 의미를 갖는다. 신중국 67년 역사에서 마오쩌둥 만이 1952∼53년 국방·군대건설 등에 관해 5차례 훈시를 했었다. 이후 덩샤오핑과 장쩌민, 후진타오 등 다른 지도자들의 군에 대한 훈시는 없었다. 시 주석은 이번 훈시를 통해 군 개혁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학습중국은 시 주석이 이번에 발표한 군 개혁 조치는 “사상 유례가 없고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창조적 거동”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천다오인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시진핑의 군 현대화에 대한 야심 찬 계획은 마오쩌둥 시대에 구축된 군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라면서 “군에 대한 장악력이 마오쩌둥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훈시라는 형식을 통해 “군에 대한 불만과 걱정을 나타낸 것”이라며 “개혁에 대한 군 저항세력을 제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함께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시진핑 62년 만에 공개 훈시… ‘마오쩌둥급’ 군 장악력 과시
입력 2016-01-05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