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치밀했다.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무려 10명의 선수를 교체했으며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앞둔 ‘신태용호’는 5일(한국시간) UAE 두바이 알샤밥 클럽 경기장에서 끝난 UAE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이영재(울산 현대)의 결승골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추가골을 앞세워 2대 0으로 이겼다.
신 감독의 전술이 돋보인 경기였다. 우선 UAE전 선발 명단을 후보 선수들로 꾸렸다. 신 감독은 진성욱(인천 유나이티드)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수비형 미드필더 황기욱(연세대)을 데뷔시키는 등 모험을 감행했다.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한국은 빠른 패스와 압박으로 UAE를 공략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진 못했다.
0-0으로 비긴 채 시작된 후반. 신 감독은 류승우(레버쿠젠), 구현준(부산 아이콘스), 이슬찬, 이창민(이상 전남 드래곤즈), 박용우(FC 서울) 이창근(부산 아이파크) 등 6명을 교체 투입했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후반 16분 이영재는 진성욱이 페널티지역에서 뒤로 패스를 빼 주자 왼발 슈팅으로 UAE 골문을 열었다. 신 감독은 곧바로 황희찬, 권창훈(수원 삼성), 문창진(포항 스틸러스)을 추가로 투입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후반 43분 권창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 준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처음에 4-3-3 전술을 쓰다가 4-1-4-1로 바꾸고, 4-4-2 전술로 변화를 준 가운데 선수들이 잘 적응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7일)에서도 총력전 대신 한 번 더 전술 점검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UAE전에서 공격에선 합격점을 받았다. 진성욱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황희찬도 데뷔골을 터뜨리며 활약을 펼쳤다. 반면 수비에서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선수들끼리 호흡이 맞지 않아 공수 간격이 벌어지고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은 기간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김태현 기자
신태용 감독 ‘변화무쌍 전술’ 실험 통했다
입력 2016-01-05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