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이 훈훈하게 넘쳐나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필수요소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안전이다. 모두 다 안전한 상태를 원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절대적인 안전지대는 없는 것 같다. 방심한 사이에 쪽배와 같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불안하게 흔들리기도 하는 것이 삶인데, 불청객처럼 불시에 대형 사고까지 날아들면 사회가 일시적으로 혼돈에 빠지고 만다.
자연을 마음대로 파괴하는 인간의 교만 앞에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가 주는 무서운 경고를 보면 인간도 별수 없이 나약한 생명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문제는 무관심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의 발생이다. 안전정책의 나사가 풀려 막지 못한 인재가 얼마나 많은가. 작년에 뜻하지 않은 엄청난 사고를 겪으면서 인재가 가져오는 사회적·경제적 피해가 얼마마한지, 생기를 잃고 혼돈에 빠진 사회가 삶을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충분히 겪었다.
늘 초록색 신호등만 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적색 신호가 들어올 것에 대비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안전 대책을 수립하며 관리체계를 늘 점검해야 할 것이다. 안전하게 살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이 함락된 현실 앞에서 개인도, 사회도 기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나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재난도 기본만 잘 지켜진다면 많이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안전한 세상도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처한 모든 곳에서 선을 넘지 않고 적정 속도를 지키며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면 좀 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얻기는 힘들어도 잃기는 쉽다. 어렵게 쌓아올린 것이 인재로 인하여 불시에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올해는 기본과 원칙에 더욱 충실하며 사전예방 차원의 점검으로 안전한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세원(에세이스트)
[살며 사랑하며-김세원] 안심과 방심
입력 2016-01-05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