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탈당 결심 의원 교섭단체 구성 수준 넘어”… 분당 상황 기정사실화

입력 2016-01-04 21:58
김한길 무소속 의원이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민주·민생·평화, 그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김한길 의원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결심한 의원들이 교섭단체(20석 이상)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후속 탈당을 예견하며 제1야당의 분당(分黨)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김 의원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을 관망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4일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하는 의원들 외에 지금 심각하게 고민을 거듭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탈당) 규모는 예측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당 파괴력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권 지역 의원들의 탈당 규모에 대해서도 “상당수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머지않아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소 1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이 추가 탈당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과 더민주로 대변되는 현행 양당체제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조만간 탈당할 의원들과 세를 규합해 행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안철수 신당 창당발기인대회일인 10일 이후 김 의원이 안 의원과 손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다른 신당 세력과의 연대를 추진하겠지만 문재인 대표 체제의 더민주는 통합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투표용지에 보수의 탈을 쓴 수구세력 하나와 혁신의 탈을 쓴 패권세력 대표 하나가 국민들에게 선택지로서 제시된다면 정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탈당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부친인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의 묘소를 참배했다. 5일에는 광주 5·18민주묘역과 양동시장 등을 방문해 민심을 직접 청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내게 정치적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어려운 선택을 앞두고 있을 때 늘 김 전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자문하곤 한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 파주 동화경모공원에 있는 부친 묘소를 찾아서는 “아버지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길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주저 없이 살다 가셨다”며 “김한길은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가 자문하게 된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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