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휘할 예정이었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1월 9일 정기공연의 대체 지휘자가 독일 출신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76·사진)로 결정됐다. 공연은 브루크너 교향곡 9번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협연자 최예은) 등 원래대로 진행된다고 서울시향은 4일 밝혔다. 지휘자 변동에 따른 고객 불편을 감안해 이번 공연을 포함해 서울시향의 2016년 9개 정기공연 티켓 가격이 모두 하향 조정된다.
서울시향은 정 감독이 지난달 29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정기공연을 예정대로 열기 위해 해외 지휘자들과 접촉해 왔다. 통상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의 경우 4∼5년 스케줄이 미리 정해지기 때문에 정 감독 못지않은 대체 지휘자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백배 활용해 연주력을 최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최적의 지휘자로 에센바흐를 섭외했다”고 밝혔다. 마침 에센바흐가 6일 베이징에서 슐레스비히 홀스타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일정이 있어 서울시향 지휘가 가능했다. 에센바흐는 “서울시향이 정명훈 감독과 함께 눈부신 성장을 한 훌륭한 오케스트라라고 익히 들어왔으며, 7월로 예정된 말러 교향곡 1번 공연도 매우 고대해 왔다”면서 “서울시향이 겪고 있는 이 어려운 시기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에센바흐는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미국의 휴스턴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워싱턴 내셔널 오케스트라 등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 또는 상임지휘자로 활동해 왔다. 2007년 파리 오케스트라, 2015년 빈 필하모닉과 내한한 바 있다.
한편 서울시향은 차기 예술감독을 이른 시일 내에 선임하기 위해 ‘지휘자 발굴 위원회’를 설치·운영키로 했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獨 거장 에센바흐, 서울시향 9일 공연 지휘… 전격 사퇴한 정명훈 대신 맡아
입력 2016-01-04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