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惡! 중국발 블랙먼데이

입력 2016-01-04 22:11 수정 2016-01-05 00:46
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4일 투자자가 주가 폭락으로 파랗게 변한 주식 전광판을 바라보며 머리를 감싸고 있다. 이날 제조업 부진 소식이 전해진 중국 증시는 본토 대형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CSI300지수가 장중 7% 안팎까지 급락하면서 사상 처음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정지)가 두 차례 발동됐다. AFP연합뉴스

중국발(發) ‘블랙먼데이’(주가폭락 사태)가 새해 첫 거래일을 덮쳤다.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4일 중국 증시는 본토 대형주 300개로 구성된 CSI300지수가 장중 7% 급락하면서 오후 1시34분(현지시간)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85% 내린 3296.66에서, 선전성분지수는 8.19% 폭락한 2119.90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상하이지수가 이 같은 폭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25일 7.63% 하락 마감한 이후 처음이다. 새해 첫 거래일 하락폭으로는 지수 산출을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컸다.

지난여름 증시 패닉 사태를 겪은 중국정부는 주가 급변 시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올해부터 도입했다. CSI300지수가 장중 5% 이상 급등락하면 15분간 거래를 정지하고, 7% 이상 급변할 경우 종일 거래를 중단하는 방식이다. 서킷브레이커는 도입 첫날부터 두 차례나 발동돼 결국 거래가 중단됐다.

중국발 충격에 한국 일본 등 주요국 주가지수도 곤두박질쳤다. 코스피지수는 42.55포인트(2.17%) 하락한 1918.76으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06% 급락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증시 역시 1∼3%대 하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2% 이상 하락하며 장을 시작했다.

외환시장도 흔들렸다. 중국 인민은행 고시 위안화 기준 환율은 달러당 6.5032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2011년 5월 이후 최저치였다. 원화 가치도 큰 폭으로 내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2원 급등한 1187.7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는 올라 이날 엔·달러 환율이 119.24엔까지 떨어졌다. 유럽 외환시장에선 118엔대까지 내려갔다.

블랙먼데이 장세를 보인 것은 이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해 중동 리스크가 돌출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천지우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