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206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의료비가 올해 정부 예산보다 많은 391조에 육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4년보다 20배 가까이 치솟은 수치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서 국가 차원의 예방 및 건강증진 정책이 중요해지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4일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지출 중장기 추계 연구’ 보고서를 내고 2060년 노인 진료비가 최대 390조7949억원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6.57% 규모다. 올해 정부 예산 386조7000억원보다 많다. 2014년 기준 노인 진료비는 19조8604억원으로 GDP의 1.34%였다. 2060년 노인 진료비가 현재보다 19.7배나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노인 의료비 지출 예측과 관련해 모두 24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노인의 건강 상태와 소득 증가, 보건의료정책 및 신의료기술 등을 변수로 삼아 8가지 추계를 만든 뒤 이를 다시 3가지 인구 예측 시나리오에 대입했다.
그 결과 2060년 예상되는 노인 진료비 총액은 최소 175조8283억원, 최대 390조7949억원이었다. 최대치는 건강수명이 연장되지 않고 평균수명만 연장되는, 즉 ‘건강한 고령화’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다. 또 노인의 소득 증가가 의료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인구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서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 인구’를 상정했다.
최소치는 노인들이 지금보다 건강해지는 경우다. 소득과 의료비가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정책과 기술 발달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했다. 인구는 노인이 가장 적게 늘어나는 ‘저위 인구’를 적용했다. 이런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2060년 노인 진료비는 2014년의 8.6배나 된다. 이는 앞으로 노인 의료비가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임을 시사한다. 국민 각자가 내는 건강보험료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노인 진료비는 2007년(9조1190억원) 이후 매년 평균 11.85% 늘고 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노인의 건강상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인 진료비 지출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에 큰 위험요소”라며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2060년 노인 의료비 최대 20배 늘어난다
입력 2016-01-04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