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피플] 건강 전도사 아놀드 홍 집사 “몸짱은 물론 믿음도 튼튼하게 도와요”

입력 2016-01-04 21:02
아놀드 홍 집사가 3일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아놀드홍GYM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 집사는 2012년부터 무료로 개인 트레이너 운동(PT)을 시켜주는 ‘100일간의 약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샬롬! 여러분의 건강전도사 아놀드 홍입니다.”

유명 트레이너 아놀드 홍(본명 홍길성·44) 집사는 운동법을 소개한 동영상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페이스북 빙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루 3∼4개의 동영상을 올리는데 조회수가 평균 수천 건에 이른다.

“트레이너도 사업인데 ‘샬롬’이라고 인사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주변의 만류와 “크리스천 티내지 말라”는 비난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사람에게 인기 얻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하나님을 알릴 수 있고 그것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면 저는 그 길을 걷겠습니다.”

3일 찾은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아놀드홍GYM’ 사무실엔 곳곳에 성경구절이 적힌 액자가 걸려 있었다. 요즘 묵상하는 성경구절을 묻자 홍 집사는 ‘믿음의 기업’(계 2:19)이라고 적힌 액자를 가리켰다.

“제 프로필이 ‘믿음의 거장 거룩한 부자 건강전도사의 사명’이에요. ‘100일간의 약속’이란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100일간의 약속’은 SNS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은 뒤 일부를 선발해 공짜로 개인 트레이너 운동(PT)을 시켜주는 프로젝트다. 2012년 1월에 시작해 지금까지 3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비용이 들지 않는 대신 조건이 있다. 운동을 하는 15주 동안 홍 집사와 함께 교회에 가야한다는 것.

“일종의 재능기부이기 때문에 선발 과정에서 종교를 고려하진 않아요. 다만 주님 주신 재능인 운동으로 전도 사명을 감당하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하나님을 모르는 지원자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것입니다. PT 기간이 끝나면 교회를 떠나는 이들도 있지만 언젠가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홍 집사는 어렸을 때부터 덩치가 유난히 컸다. 중학교 때는 유도 금메달리스트가 꿈이었다. 경찰관이던 아버지가 퇴직 후 서울서 벌인 장사가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홍 집사는 소위 ‘일진’들과 어울리며 싸움질을 했고 약한 아이들의 돈을 빼앗기도 했다. 성인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던 홍 집사는 상영관을 잘못 찾아 들어가는 바람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상영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스크린에 어느 몸 좋은 사내가 보였어요. 영화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였죠. 저의 헬스인생은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는 운동을 통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끌어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군부대 관심사병을 대상으로 하는 ‘힐링 토크 투유’에 참여해 이들을 위로했다. 자신이 출석하는 서울 관악구 시냇가푸른나무교회(신용백 목사)에서 청소년기의 방황을 극복했던 경험을 비행 청소년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3년 전에 청송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청년에게 편지를 받았어요. 트레이너를 꿈꾸는 청년이었는데 출소하면 저에게 운동을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 A4용지 10장에 빼곡히 적혀 있었죠. 저는 그 청년을 품을 겁니다. 과거가 어둡다고 미래가 어두운 건 아닙니다. 이 아이들을 주님의 자녀로 만들려면 크리스천들이 그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 “이 기사를 보시는 교도소 관계자분들이 계신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달려가겠습니다(웃음).”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