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억양을 쓰는 남성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처형 동영상에 다시 등장했다. 이에 따라 IS가 외국인 인질을 처형할 때마다 검은 복면을 쓰고 등장하다 지난해 11월 미군의 드론 공격에 사망한 영국인 IS 대원 ‘지하디 존’의 뒤를 잇는 존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IS 선전 표식이 담긴 이 동영상은 5명의 남성이 시리아 내 IS 수도 격인 라카에서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돈을 받고 영국에 넘겼음을 자백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한 남성은 IS 지도자 중 한 명으로 2014년 8월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아부 무슬림 알투르크마니의 정보를 서방에 넘겼다고 자백했다.
주황색 점프슈트를 입고 사막에서 무릎이 꿇린 5명의 남성은 복면한 IS 대원들이 뒤에서 머리에 쏜 총격으로 숨졌다.
총격 직전 영국 영어 억양의 복면 테러범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IS에 대항한 것으로 미뤄 “저능아”임에 틀림없다고 조롱하고 나서 IS는 장차 영국을 침략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로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분30초 분량의 동영상 말미에는 4∼5살로 보이는 소년이 IS 두건을 쓰고 등장해 “(알라를) 믿지 않는 모든 자를 죽일 것”이라고 경고하는 장면도 있다. 영국 정보기관들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영국식 억양의 남성과 이 소년의 신원 확인작업에 들어갔다고 BBC가 보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 IS가 이라크에서 패전한 사실과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무능함에 주목하지 않도록 이런 선전 동영상을 배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제2의 지하디 존’ 나타났나… IS 인질처형 동영상 속 영국 억양의 테러범 등장
입력 2016-01-04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