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금융대전 앞둔 은행들 “비대면 영업 강화로 승부”

입력 2016-01-04 20:14

기업은행 권선주 행장은 4일 시무식에서 “현재 금융혁신의 핵심은 비대면 채널 강화”라며 “비대면 채널 상품판매를 전체 영업점의 40% 수준까지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자체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i-ONE뱅크’를 인터넷뱅킹 등을 포괄하는 통합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해에는 은행이 손바닥 안으로 쏙 들어온다. 모바일뱅킹이 계좌이체나 거래확인을 넘어 자산관리, 신규상품 가입, 대출 등으로 범위가 넓어진다. 핀테크(금융+기술)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는 새해, 시중은행들은 연초부터 모바일 등 비대면 영업 분야의 경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농협은행도 비대면 마케팅 채널인 스마트금융센터를 정식 출범했다. 예·적금 및 대출을 비롯해 자산관리서비스, 자동 금융상품 추천 기능 등을 창구에 가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위비뱅크), 신한은행(써니뱅크), KEB하나은행(원큐뱅킹) 등 다른 은행도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은행 이용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채널에 힘을 쏟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비대면 채널 경쟁은 소비자가 창구에 가지 않고도 실명인증을 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비대면 실명인증을 활용한 디지털 키오스크(무인 스마트점포)를 선보였고, 다른 은행들도 신분증 확인과 지문인증 등을 활용해 ‘내 손 안의 은행’을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산업에 변화와 혁신 압력이 커지면서 점포 위주였던 은행의 영업방식은 더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이면 계좌이동제 이용 채널이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페이인포)에서 은행 지점과 인터넷뱅킹으로 확대된다. 통신비·카드비·보험료 자동납부뿐 아니라 자동송금 기능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은행들은 고객 확보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K뱅크) 영업이 본격화되면 예금 금리나 수수료 혜택, 중금리대출 등을 둘러싸고 은행의 모바일뱅킹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도 비대면 채널부문을 담당하는 부서 몸집을 키우며 본격 채비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조직개편에서 기존 스마트금융사업단을 스마트금융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국민은행은 미래채널그룹을 신설하고 금융지주에도 미래금융부를 둬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 간 연계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