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간부들에게 언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어록집이 출간됐다. 오는 12∼14일 중국공산당의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기강 다잡기 차원으로 보인다. 기율위와 중앙문헌연구실에서 편집한 어록집은 2012년 11월 16일부터 지난해 10월 29일까지 당 관리와 규율 관련 시 주석의 연설 및 문건 40개 중에서 발췌된 200개의 발언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겸임하는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13일 기율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당 간부가 함부로 헛소문을 퍼뜨리거나 좋지 않은 의견을 온라인에 전달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무리를 지어 당 주요 정책을 부적절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향우회니 동창회니 등으로 사적인 모임을 만드는 것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장래에 서로 이끌고 세력권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건강과 가족, 결혼 등 개인적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보고하지 않는 당 간부들도 비판했다. 시 주석은 “당 규정을 이해하고 있다면 보고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규정을 모르거나 어두운 비밀을 가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발언이 공산당 내부의 도전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마오쩌둥 전 주석 시절에는 강도 높은 선전으로 당원의 생각을 통일시킬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온라인에서 풍부한 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며 “당원을 예전 방식으로 옥죄려는 시도가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대 청렴정부건설연구센터 좡더수이 부주임은 “과거 당 규정에는 간부에 대한 엄중한 점검 요구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일부의 경우 6개월마다 한 번씩 점검이 이뤄졌다”며 “시 주석이 더 자주, 더 엄격한 점검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향우회·동창회 만드는 건 꿍꿍이 있기 때문” 시진핑 어록집 출간… 당 기강 다잡기
입력 2016-01-04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