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흡연·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23조3477억원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4일 ‘주요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 보고서에서 2013년 기준 음주·흡연·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이같이 추산했다고 밝혔다. 사회경제적 비용은 음주 9조4524억원, 흡연 7조1258억원, 비만 6조7695억원에 달했다. 이 비용은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비 22조원과 올해 국토교통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0조7632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문제는 음주·흡연·비만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5년부터 2년 간격으로 추산한 결과 첫해 13조5000억원인 사회경제적 비용이 2009년 2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1년 21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8년간 사회경제적 비용이 음주 1.56배, 흡연 1.62배, 비만 2.22배로 늘어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건강위험요인 중에서 비만의 영향력이 흡연과 음주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주·흡연·비만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1·2·3위인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의 발병·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음주교통사고, 폭행, 성범죄의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음주·흡연·비만은 서로 연관성도 깊은 편이다. 대체로 술을 마실 때 담배를 많이 피우고, 고열량인 술과 안주를 즐기면 비만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흡연과 비만은 본인 책임이 크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 말고 즉각 금연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금연클리닉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식사량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 비만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음주는 약간 차원이 다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권하고 있다. 회식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할 때다. 취객의 일탈과 범죄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도 쇄신해야 한다. 음주·흡연·비만으로 파생되는 각종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정부와 단체, 기업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안 마시고, 안 피우고, 더 걷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사설] 음주·흡연·비만 사회적 비용 증가추세 방치 말라
입력 2016-01-04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