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남한 입국 탈북민 80%가 여성

입력 2016-01-04 22:07
지난해 남한에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 5명 중 4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체제 들어 국경 감시 강화 등으로 탈북민 수는 급감했지만 여성에 대한 감시는 소홀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입국한 여성 탈북민 수는 1025명으로 전체(1277명)의 80.3%를 기록했다. 여성 탈북민이 8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여성 탈북민 비중은 2002년 처음 50%를 넘어선 뒤 내내 70%대를 기록하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상승세를 그려왔다.

북한 여성의 경우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며 생계를 잇는 등 고정된 직장이 없다보니 통제를 덜 받는다. 국경을 넘은 뒤에도 가사도우미 등 신분을 숨기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며, 돈을 모으는 데도 수월하다 보니 남한 행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반면 국내 입국한 전체 탈북민 수는 2011년 2706명에서 52.8%나 줄어들었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2001년 1142명으로 처음 1000명 선을 돌파한 뒤 2009년에는 2914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 이후 수시로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일상 감시 수준이 높아지면서 탈북민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김 제1비서 집권 이후 탈북민 수는 2012년 1502명, 2013년 1514명, 2014년 1397명 등으로 급감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비서의 공포 정치 탓에 전체적인 탈북민 수는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압박을 견디지 못한 고위직의 망명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