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질적 경쟁력 확보와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강화를 2016년 목표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 뒤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경영방침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 판매량 801만대보다 12만대 늘어난 813만대로 설정했다.
정 회장은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제시했는데, 질적으로 좋아지느냐가 중요하다”며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올해는 R&D를 더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품질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차를 고객에게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자동차산업 기술혁신 주도, 미래 기술개발 역량 강화, 친환경 경쟁 우위 기술력 확보, 제네시스 브랜드 글로벌 고급차 시장 안착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친환경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를 비롯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또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인 EQ900(해외명 G90)와 제네시스 G80도 해외 고급차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전 세계 각 거점 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기아차 멕시코공장과 현대차 중국 창저우공장 가동을 시작해 전 세계 10개국 34개 생산공장을 갖출 예정이다. 멕시코공장을 통해 멕시코는 물론 북미 중남미 공략을 강화하고, 창저우공장을 통해 중국 경제의 신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는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성을 연결하는 초거대 도시) 지역 내 대표 자동차 메이커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그는 또 “철강 사업에서는 첨단 소재 개발을 확대해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건설 사업 또한 고부가가치 분야를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설립된 지 20년 정도 된 짧은 기간에 2년 연속 800만대 판매를 달성한 것은 미국 등 자동차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한 뒤 “현대·기아차는 손색이 없는 차라는 평가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년사 “R&D 대폭 강화… 올 813만대 팔 것”
입력 2016-01-04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