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 파문을 빚었던 오승환(34·사진)이 이번 주말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진출 협상을 벌인다.
오승환 측은 4일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영입 의사를 밝혀 오승환이 이르면 이번 주말 미국으로 건너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를 보내느라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지만 이제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다.
오승환은 지난달 18일 괌으로 출국해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이다. 그 사이 해외원정 도박 파문이 일단락됐다. 검찰은 지난해 말 오승환에게 단순 도박 혐의를 적용해 벌금 7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오승환이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현지 구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승환은 기량 면에서는 충분히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승환은 2013년까지 9시즌 동안 277세이브(28승13패, 평균자책점 1.74)를 올리며 한국프로야구 마운드를 평정했다. 일본에서도 두 시즌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오승환도 빅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오승환은 검찰 처분 직후 “앞으로 팬 여러분이 사랑하던 야구밖에 모르는 야구 선수로 돌아가서 야구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비록 가벼운 처분을 받았지만 유죄가 나옴에 따라 오승환은 이제 ‘을’의 입장에서 빅리그 구단과 협상을 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미국 진출 이외에는 자신의 야구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삼성에서만 뛸 수 있지만 같은 혐의를 받은 임창용(39)을 방출한 삼성이 그를 받아들이기 만무하다. 일본에서도 지난해까지 뛰던 한신 타이거즈가 이미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최근 도박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가 제명됐을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기대에 못 미친 협상안을 제시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모규엽 기자
오승환 주말 미국行… ML 진출 본격 협상
입력 2016-01-04 20:41 수정 2016-01-04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