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도시공사는 2014년부터 ‘꿈나무 멘토링 봉사단’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2007년부터 헌혈, 사랑의 밥차 배식·설거지 봉사, 사랑의 연탄 나누기, 집수리 봉사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다 “뜻 깊고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한 것이다.
소년소녀가장이나 조손가정 등에서 자라는 어린이,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은 물론 미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꿈 멘토링’과 일반 생활을 함께하는 ‘생활 멘토링’을 통해 정서적인 일체감을 갖자는 취지에서다.
봉사단원들은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 학생들의 멘토가 돼 정기적(월 1∼2회)으로 만나 ‘큰누나’ ‘큰형님’ ‘삼촌’ ‘이모’ 역할을 해주고 있다. 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놀이시설이나 체험장에 어린이들을 초청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체험학습 등을 지원한다.
유영민(40) 홍보팀장은 “돌볼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어 안산시 가족여성과로부터 7명을 추천받아 2014년에는 고등학생 중심으로 봉사단을 운행했다. 하지만 부모의 손이 더 필요한 시기에 마음의 상처를 미리 치유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해부터는 초등학생 중심으로 대상을 변경해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시공사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매달 1만∼1만5000원씩 월급에서 공제한 기금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어린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사내 경진대회에서 경영혁신 포상금 70만원을 받은 팀에서는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18일 하반기 장학금 전달식에서는 멘토가 멘티에게 ‘손편지’를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멘토로 봉사한 한국화(25·여)씨는 “우리 팀 4명은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의 멘토가 돼 신나게 먹고 같이 놀았다. 자전거를 타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사랑과 정성이 아니면 안 되는 것 같다. 마음 깊이 메아리치는 감동 때문에 올해도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홀로 손주를 돌보는 김모(68) 할머니는 “눈을 깜빡거리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던 손자가 도시공사 직원들과 어울리며 안정을 찾았고 웃는 일이 많아졌다”며 연방 고마워했다.
정진택 사장도 “살면서 감동이라는 것을 별로 못 느껴봤는데 이렇게 함께하니 큰 감동을 선물로 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안산도시공사는 행정자치부가 전국 328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경영평가에서 최우수인 ‘가’ 등급을 받았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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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4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