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오종석] 경제 살리는 ‘덧셈 정치’ 하라

입력 2016-01-04 17:48

새해 첫 주가 시작됐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서로 희망찬 새해인사를 나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한 해를 기대하면서. 특히 보통 서민들은 팍팍한 삶이 좀 윤택해지길 소망한다.

연말연시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새해를 맞아 서민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약속하고 다짐하는 성격이다. 유달리 경제 활성화와 민생 회복을 주창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2016 신년사를 통해 “새해엔 우리나라가 힘차게 도약하고, 그 결실을 국민이 거둘 수 있도록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다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신년사에서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해야 국민이 화합할 수 있고 경제와 민생이 활짝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가 제대로 서야 하고,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신년사에서 “경제체질 강화와 경제활력을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고 민생 최우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민생을 책임지는 유능한 경제정당,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 국민 모두가 다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정치를 바꾸어 국민의 삶을 바꾸는 세상의 큰 변화를 그려본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은 이들의 신년사를 쉽게 믿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박 대통령은 2015년 신년사에서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며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창의와 혁신에 기반을 둔 경제로 체질을 바꿔가면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여는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제 할 일 제대로 하는 국회, 특권 집단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는 국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경제 회복과 민생에 직결되는 핵심 안건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인 제가 과감하게 나서겠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정치의 본질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 만큼 새누리당의 최우선 정책을 경제 살리기에 두겠다”고 말했다. 더블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화해와 협력’, ‘배려와 희생’을 제시하면서 “민생을 챙기고 약속을 지키는 정치로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어땠나. 1년 내내 당리당략과 권력투쟁으로 갈등과 파국이 이어졌고, 경제활성화법이나 민생은 뒷전이었다. 청와대와 정부는 우왕좌왕하며 국정을 제대로 끌고 가지 못했다. 국회에선 관련법 하나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고 민생을 후퇴시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감을 토로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법을 하루빨리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일 신년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를 구조적으로 바꿔야 하는 ‘골든타임’은 이제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올해는 정치의 해다.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4월 총선이 최대 이슈다. 하반기부터는 내년 대선을 향한 전초전이 벌어진다. 자칫 경제 활성화나 민생은 뒤로하고 포퓰리즘과 반기업 정서만 더 횡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해엔 경제 활성화를 방해하고 민생을 팽개치는 뺄셈의 정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권력투쟁을 하더라도 경제를 살리고, 민생은 보듬는 덧셈의 정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오종석 산업부장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