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향후 행보는…] “공동 창업자 오죽하면 떠나겠나” 전날 安과 만남… 신당 합류 유력

입력 2016-01-03 21:26 수정 2016-01-03 21:55
김한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승용차에 탑승하며 취재진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의원은 3일 탈당 기자회견 직후 “공동 창업자로 불리는 제가 오죽하면 떠나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로 대변되는 친노(친노무현)·주류의 계파 패권주의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향후 김 의원의 안철수 신당 합류 여부와 동조 탈당 규모에 따라 야권 재편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김 의원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느냐는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릴 것”이라며 향후 행보에 관해 입장을 유보했다. 다만 김 의원이 탈당 전날 안 의원을 만나 한 시간가량 얘기를 나눈 만큼 안철수 신당행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신당에 합류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함께하게 될지는 본인(김 의원)이 결정해야 될 문제”라고 했다.

김 의원은 9년 전인 2007년에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야권 재편을 기획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자신을 포함해 집단 탈당한 의원 23명과 함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었다.

그때 그와 함께 탈당한 의원 중 지금도 국회에서 활동하는 의원은 이종걸 변재일 우윤근 노웅래 전병헌 주승용 의원 등 6명으로, 현재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저마다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은 탈당한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야권 세력을 규합한 뒤 마지막으로 열린우리당을 흡수 통합해 전체 야권을 하나로 묶는 ‘야권 통합’의 밑그림을 그렸다. 당시 김 의원은 제3지대에서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한 뒤 ‘박상천 민주당’과 합쳐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들었다. 이후 박상천 민주당 세력과의 결별을 거쳐 그해 8월 제3지대 신당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에 다시 합류했고 이어 열린우리당을 흡수 통합했다.

김 의원의 과거 행적에 비춰봤을 때 이번 탈당 역시 ‘야권 통합’을 위한 ‘새판 짜기’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김 의원이 탈당에 앞서 ‘창조적 파괴’를 내세웠기에 최종적으로 친노 세력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과 통합할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역할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는 것인가.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오늘 오후부터 생각해보겠다.”

-다른 사람들과 탈당 관련해 논의한 적 있나.

“다른 분들과 탈당하자고 협의한 적은 없다.”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인가.

“의논해보겠다.”

-김한길계 의원이 연쇄 탈당한다는 움직임이 있다는데 논의한 적 있나.

“당적에 관한 부분은 각 국회의원의 고독한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당과 관련해 안 의원과 이야기를 나눈 적 있나.

“안 의원과 가끔 통화했다.”

-문 대표와 상의했나.

“문 대표와 상의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탈당과 관련해 안 의원은 뭐라고 했나.

“탈당에 관해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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