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朴정부 들어 거셌던 은행권 女風 조용∼

입력 2016-01-04 04:00

박근혜정부 들어 은행권에서 거셌던 ‘여풍(女風)’이 정권 중반을 지나면서 잠잠해졌다. 최근 일제히 발표된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눈에 띄게 줄면서 은행권의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더 견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신한은행에선 신순철 부행장보가, 우리은행에선 김옥정 부행장이 퇴임하면서 두 은행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KEB하나·국민·신한·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부행장 46명 중 여성 부행장은 이번에 여신담당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이 유일하다. KEB하나은행도 여성 임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시중·특수은행 임원 304명 중 여성 임원은 20명(6.6%)에 불과했다. 정기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은행권의 남성 중심 문화는 더 강해진 셈이다. 농협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경우 아직 여성 임원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은행권 인사를 보면 자리에서 물러난 임원 수도 늘었다. 신한은행은 임원 12명 가운데 5명이 퇴임했다. 2014년 임원 13명 중 1명이 퇴임한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임원 24명 중 부행장 5명, 상무 5명 등 10명이 옷을 벗었다. KEB하나은행은 임원 수(감사 제외)가 66명에서 69명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으로 몸집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임원 수가 축소됐다는 평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