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법조계, 정치계는 개혁과 통합을, 기독교계는 연합과 화해를 제시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정부와 각계, 기독교계가 발표한 신년사를 비교한 결과 공통 키워드는 변화와 화합이었다. 불확실성 시대를 사는 시민이자 기독교인으로서 사회 각계와 기독교계는 변화와 개혁으로 체질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분열로 얼룩진 사회를 치유하겠다는 사명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개혁과 쇄신, 변화 시동=정부와 법조계, 정치계는 개혁과 화합 정의 근본 거듭남 등의 키워드로 신년사를 장식했다. 특히 개혁에는 정부나 여당, 야당이 따로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4대(공공 노동 금융 교육)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경제 체질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해 화두를 ‘개혁’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단합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정의와 통합이 키워드였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공정한 법의 등불을 켜고 정의의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헌법 정신을 구현해 통합과 희망의 터전을 이루겠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사회 각계가 제시한 키워드가 기독교적 단어를 차용했다는 점이다. ‘개혁’ ‘정의’ ‘근본’ ‘거듭남’ 등은 기독교인에게 낯설지 않다.
◇화해·일치·연합 시대 연다=기독교계는 성경 정신을 토대로 교회의 하나됨과 사회적 갈등의 현장에서 치유자 사명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남북통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지난해 기독교계는 분단 70년을 맞아 통일을 공통 키워드로 내세운 바 있다. 올해도 통일을 향한 기도는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연합기관과 주요 교단은 화해와 연합을 천명했다. 남북의 평화 통일을 비롯해 척박한 사회적 현실 속에 고통당하는 이웃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자는 반성도 나왔다. 한국교회연합은 “교회가 비판과 개혁 대상이 되는 것은 하나님 앞에 영적으로 바로 서지 못하고 세상에 취해 복음의 열정이 식은 것”이라며 “한국교회 ‘턴업(Turn-Up)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한국구세군도 “내적으로 성숙한 공동체는 영성의 강화와 실현을 통해 좌우된다”며 “바른 영성과 전통을 훈련하고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한국교회 올해 키워드는 화해·연합·치유
입력 2016-01-03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