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지난해 새 노선에 공격적으로 취항하며 항공업계 판도 변화를 주도했다. 전체 여객이 증가한 가운데 LCC가 대형항공사의 여객 수 증가율을 압도했고, 점유율도 끌어올렸다. 올해는 새 LCC가 추가 출범하면서 하늘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진에어는 지난달 인천발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하며 국내 LCC 최초로 장거리 여행 시대를 열었다. 왕복 항공권 가격은 대형항공사의 60% 수준이다. 그동안 단거리 노선에 집중했던 LCC 업계에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진에어는 지난해 총 11개 국제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도 작년 창사 이후 최대인 11개 국제선에 신규 취항했다. 이밖에 제주항공이 7개, 이스타항공이 6개, 에어부산이 5개 노선을 늘리며 국적 LCC는 2015년 모두 40개의 국제선 신규 노선을 추가했다. LCC 전체 국제선이 10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절반에 가까운 노선이 늘어난 셈이다.
새 항공기 도입도 잇따랐다. 제주항공은 작년 7대를 새로 도입하고 2대를 반납하며 총 2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 이어 진에어가 6대를 추가하며 항공기를 19대 보유한 항공사가 됐다. 이스타항공이 4대, 티웨이항공이 3대, 에어부산이 2대를 도입했다. 이에 LCC가 보유한 항공기는 총 82대로 늘었다.
국적 LCC의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해 11월 84만7458명을 기록했다. 2014년 같은 달 54만8289명에서 1년 사이 54.6%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형항공사 여객 수는 10.3% 증가에 그쳤다.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11월 기준으로 LCC가 2014년 12.0%에서 작년 16.2%로 4.2% 포인트 증가한 반면 대형항공사는 50.0%에서 48.5%로 하락하며 과반점유율이 무너졌다.
국내 여객 수의 경우 이미 2014년부터 LCC가 대형항공사를 앞섰다. 2015년 11월에는 LCC가 56.3%의 점유율로 대형항공사와 격차를 12.6% 포인트로 더 크게 벌렸다.
올해 항공업계는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제주항공이 총 보유 항공기를 26대로 늘리는 등 새 항공기 도입 경쟁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진에어의 호놀룰루 노선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다른 LCC도 장거리 노선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LCC인 에어서울이 면허를 취득해 상반기 취항 예정이다. 에어서울은 인천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일본·중국·동남아 중·단거리 노선을 넘겨받을 계획이다.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와 유스카이항공이 50인승 여객기를 도입해 취항 절차를 밟는 등 소형 제트여객기 항공사까지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LCC 관계자는 3일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노선과 서비스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며 “올해 LCC의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기획] 6번째 선수 떴다… 저비용항공 무한경쟁
입력 2016-01-04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