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래 먹거리 발굴 올인”… 혁신·창조에 방점 찍을 듯

입력 2016-01-04 04:06

재계가 새해를 ‘새 먹거리 찾기 원년(元年)’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경영 전략을 가동했다. 강점이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노하우를 축적해 미래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과 창조를 통한 신성장동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은 4일 신년 메시지 또는 경영 방침을 발표한다. 삼성그룹은 장기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신년 시무식에 참석한다. 이 부회장은 또 4∼5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보고를 받고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올해 바이오 사업과 전장 사업(자동차 전자장비)을 ‘투트랙 신성장 사업’으로 지목하고 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최근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위기의식, 혁신, 도전, 신사업 발굴, 실용주의 등의 키워드가 제시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시무식을 통해 신년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정 회장은 신년 연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올해 구상을 가다듬었다. 정 회장은 글로벌 경제불황 등을 이겨내기 위한 내실·위기관리를 강조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과 친환경·스마트카 기술 개발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의 안정과 핵심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사업 목표를 ‘글로벌 사업 강화, 신성장동력 발굴’로 정했다. 이미 매출의 절반을 수출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석유개발(E&P) 사업은 북미, 화학 사업은 중국, 윤활기유 사업은 유럽 시장에 교두보를 구축한 뒤 본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혁신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할 방침이다. 이런 경영철학 아래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주축 계열사들은 올레드TV 등 시장 선도 제품을 통한 수익성 개선, 새로운 성장엔진 개발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우리의 미래 성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주력인 유통과 서비스 분야를 넘어 지난해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얻은 화학 분야를 신성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조직 슬림화를 계속해 올해 국내외 35개 계열사를 정리할 방침이다. 권오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동차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차별화된 서비스인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주문할 예정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해야만 지금의 수익성 확보는 물론이고 미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신년사를 통해 전달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위기의 시대를 더 강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담금질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신년사를 밝힐 예정이다. 한화의 신성장동력은 태양광 사업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전념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4일 오전 대한항공 김포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한 뒤 오후 헬기를 타고 평창으로 이동해 홍보관 개소식 겸 조직위 시무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경기도 안양 사옥에서 계열사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어 새해 비전을 밝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내수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가 역시 저성장 시대의 해법으로 혁신을 꼽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6년을 ‘혁신 원년’으로 보고 변화를 다짐했다. 1968년생으로 원숭이띠인 정 부회장은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놀라운)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한 지속 성장, 책임의식 강화 등 3대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한승주 남도영 김현길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