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후배 폭행… 네티즌 “선수 자격 박탈하라”

입력 2016-01-03 21:18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31·사진) 선수가 후배 선수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강원도 춘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 선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쯤 춘천시 근화동 한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합석한 후배 황우만(20) 선수를 폭행했다.

황 선수는 왼쪽 눈 밑 뼈가 부서지는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춘천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사 선수는 당시 후배 4명 등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중 뒤늦게 참석한 황 선수에게 “내가 너를 얼마나 생각하는데 너는 모르고 있다. 기분 나쁘다”며 주먹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선수는 “지난해 초 태릉선수촌에서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사재혁 선배에게 얼굴을 한두 대 맞은 적이 있는데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 게 화근인 것 같다”며 “도로 턱에 앉은 채로 30분 정도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밝혔다.

황 선수의 아버지(58)는 “선배라면 후배가 잘 되도록 지도해야지 폭력이 말이 되느냐”며 “체육계의 폭력 근절을 위해서라도 어떠한 사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 선수는 폭행사건 이튿날인 지난 1일과 2일 황 선수 병실을 찾아가 사과했으나 피해자 가족들은 “진실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체고를 졸업하고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황 선수는 2014년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105㎏ 이상급 인상에서 1위, 용상과 합계에서 2위를 차지하며 대한역도연맹 신인상을 받은 중량급 기대주다. 황 선수는 폭행 충격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서는 지난 2일부터 ‘후배 역도선수 폭행물의 사재혁 선수자격 박탈 국민서명운동’이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네티즌들은 “폭력은 용서될 수 없다” “선수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대한역도연맹은 사건 진위를 파악한 뒤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다. 춘천경찰서는 조만간 사 선수를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