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의원이 3일 탈당했다. 비주류 진영을 대표하는 김 의원의 탈당으로 제1야당의 분당 흐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호남에서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뿐 아니라 수도권·충청권 등에서도 비주류의 탈당 엑소더스가 예상된다. 김 의원마저 당을 떠나면서 더민주의 탈당자는 9명으로 늘었고, 의석수는 118석으로 줄었다.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탈당 이유에 대해 “반민주·반민생·반역사의 정치를 고집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보수의 탈을 쓴 수구세력에게 기필코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애오라지 계파 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제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내야 한다”며 “수명이 다한 양당 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야 한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겸허히 받들기 위해 저는 밀알이 되고 불씨가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양당 구도를 넘어서는 ‘제3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김 의원의 행선지가 ‘안철수 신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문재인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주류 진영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패색이 짙었던 지방선거를 돌파하고 나자 패권정치는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급기야 밖으로 몰아내고야 말았다”며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무서운 힘 앞에 저의 무력함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선택이 고뇌가 점점 더 깊어가고 있는 우리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야권이 승리로 가는 길에서 저는 늘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탈당으로 당내에서 탈당 ‘물줄기’를 만들어내고, 야권 재편 과정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참으로 안타깝다”면서도 정면돌파 의사를 피력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이런저런 연유로 우리 당 의원들이 출마를 하지 않거나 또는 탈당해서 비게 되는 지역에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대한민국 정치를 물갈이하고 우리 당을 더 젊고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나가는 계기로 삼아나가겠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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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3 21:29 수정 2016-01-03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