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영웅’ 1호, 도봉구 창4동서 배출

입력 2015-12-31 22:14
서울시가 청소년들이 중심이 돼 마을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담은 책 ‘누가 쓰레기 화단에 꽃을 피웠을까?’를 31일 발간했다.

마을의 이야기를 삽화를 곁들여 풀어낸 이 책은 서울시가 기획한 ‘우리동네 S히어로’ 시리즈의 1권이다.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해결하면서 일상 속 삶의 변화를 일으킨 마을의 ‘작은 영웅’들 사례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기획이다.

‘누가 쓰레기 화단에 꽃을 피웠을까?’에는 도봉구 창4동 아파트단지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마을 초·중학생 18명과 학부모들은 2012년 3월 마을봉사동아리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역활동)를 만들어 다양한 마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처음 한 활동은 마을 화단 가꾸기였다.

할 일을 찾아 마을을 탐사하다 아파트 단지 옆 도로변에 3년동안 방치됐던 화단을 발견하고는 이곳에 농사를 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가족마다 화단을 1개씩 맡아 밀, 보리, 벼 씨앗을 심어 정성껏 가꿨고 화단에 들를 때마다 주변을 청소했다.

담배꽁초, 빈병 등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곳은 청바지의 손길이 닿은 후 깨끗한 화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가을에 추수까지 끝내자 주민들이 국화를 심어 관리하겠다고 나섰고 청바지는 주민들에게 화단을 내준 뒤 다른 활동으로 옮겨갔다.

2013년에는 아이들이 중심이 돼 매월 마을에서 벼룩시장을 열고 있다. 수익금 일부와 회비 등을 모아 지역 독거노인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가로수 밑 빈 공간을 작은 정원으로 만들거나 마을 놀이터에 작은 책방을 설치하기도 했다.

청바지 학부모 대표 최소영(40·여)씨는 “마을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함께 하다 보니 아이들이 친해지고 자심감도 부쩍 늘었다”며 “거창한 활동은 아니지만 마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우리동네 S히어로’ 시리즈 2편에서는 용산구 해방촌의 청소년 학교인 ‘용산 달꽃창작소’의 동네 취재 동아리 ‘심심한 사진기’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