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中·신흥국 불확실성 최대 리스크”-재계 “新성장동력 발굴로 위기 뚫는다”

입력 2015-12-31 21:12

경제부처와 재계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어려운 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새해에 도약과 변화로 경제 활력을 되찾자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한은·경제부처 수장들, 불확실성 있지만 경제 활력 되찾아야=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윤 장관은 31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일본과 유로존의 회복세가 충분치 않고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경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는 안팎의 여건을 보면 경제의 순탄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구체적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신흥시장국 경제위기 가능성 등을 외부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우리 경제 내부적으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고 가계와 기업의 과다한 부채를 언급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세계 경제 변동성 확대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규제프리존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국토공간의 산업경쟁력 강화로 침체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6차산업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으로 자본과 사람이 찾아오는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계, “신 성장동력을 찾아라”=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변화와 신성장동력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4일 신년 시무식에 참석해 새해 바이오에 이어 전장 사업에도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뼛속까지 변화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15일 열린 해외법인장회의에서 친환경 전용차 출시 등 근본적 변화를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미래 시장을 선도해 나갈 혁신을 주문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의 핵심 경쟁력 강화와 함께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롯데는 올해 처음으로 신동빈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한다. 지금까지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를 해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반면교사 삼아 경영 투명성과 준법경영 원칙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키워드로 부각시킬 예정이다.

◇금융계는 ‘변화’의 해=금융업계는 정부의 금융개혁 추진을 계기로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핀테크 등 새로운 산업으로의 진출 기회가 열린 만큼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올해는 자기자본 8조원대 초대형 증권사 탄생,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큰 변화가 예고돼 있다. 금융투자협회 황영기 회장은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가 강한 지금이야말로 규제 정비의 골든타임”이라며 “네거티브, 원칙 중심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생명보험협회 이수창 회장은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자는 찰스 다윈이 말한 것처럼 강한 자가 아니라 적응하는 자”라며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으로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만들어내는 공감(empathy)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최대한 활로를 찾겠다는 희망의 목소리도 나왔다. 은행연합회 하영구 회장은 “한계기업 증가, 가계부채 증가, 금리인상 등으로 금융권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시장 요구에 맞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한승주 박은애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