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효과가 컸다. 새해는 유가 하락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31일 발표한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965년부터 전국 단위 소비자물가를 조사한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0%대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0.8%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가 곤두박질친 것은 저유가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 유가는 전년보다 35% 정도 떨어졌다. 올 초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라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부족했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효과는 0.58% 포인트인데, 저유가의 물가하락 효과는 0.98% 포인트였다. 이 때문에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인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2.2%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높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야 팍팍한 경제생활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너무 낮은 물가상승률은 경기 둔화로 이어진다. 물가상승률이 낮으면 현금을 들고 있으려는 성향이 강해져 경제의 활기가 떨어진다. 명목경제성장률도 덩달아 하락하면 세금 수입이 줄고 이는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냉각되는 효과도 있다.
새해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3%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 물가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에도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12%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유가 하락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새해 물가가 좀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2015년 물가 0.7% 사상 최저… 새해엔 다소 오를듯
입력 2015-12-31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