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포가 지구촌을 뒤덮으면서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잇따라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보안을 강화했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 당국은 신년 전야의 불꽃놀이를 비롯한 모든 축제 행사를 취소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반 마이어 브뤼셀 시장은 이날 정부 관계자들과 의논한 끝에 모든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RTBF방송에 출연해 “작년 말 브뤼셀 시내에는 새해 축하 인파가 10만명이나 모여들었다”며 “당국이 모든 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행사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는 쇼핑몰과 바 등에서 자폭 테러를 계획했던 용의자 2명이 체포됐다.
지난해 두 차례의 테러를 겪은 프랑스 수도 파리 당국도 예정된 새해 불꽃놀이 축제를 취소했다. 그 대신 5분 남짓한 비디오를 개선문 광장에서 상영하기로 했다. 앤 이달고 파리시장은 “파리 시민들이 두 차례나 테러를 겪고도 자긍심을 잃지 않고 함께 잘 견디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전역에는 무장한 6만명의 군인과 경찰이 연말연시에도 배치됐다. BBC는 파리와 브뤼셀 외에도 런던, 베를린,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들이 테러 대비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전했다.
올해 100만명 넘는 난민을 수용한 독일 일부 도시는 폭죽소리가 자칫 전쟁의 포화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릴 우려가 있어 새해 불꽃놀이 행사를 금지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영국 런던 경찰들은 만일의 테러 공격에 대비해 휴가까지 반납했다. 런던경찰국은 사상 처음으로 무장 경찰 2000명의 새해 휴가를 모두 취소하고 새해 축제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 오스트리아 빈 경찰이 새해 시작 전 유럽 주요국의 수도 6∼7곳에서 폭탄 또는 총기를 이용한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공개한 직후 유럽에서 테러 공포감은 커진 상태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LA) 등 3개 도시에 테러 경고가 나오면서 뉴욕시가 신년 축제가 열리는 31일 6000명의 경찰을 타임스스퀘어 순찰에 동원키로 하는 등 보안태세를 강화했다.
중국 상하이도 신년 행사를 취소했다. 중국은 새해 첫날도 스모그와 함께 맞이하게 됐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새해 1월 1일부터 3일 동안 베이징을 비롯한 수도권과 산둥·허난성 지역에 스모그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종선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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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공포와 함께 저무는 유럽의 2015년… 파리·브뤼셀, 불꽃놀이 등 신년축제 줄줄이 취소
입력 2015-12-31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