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3억원 들인 로봇 군견 시끄러워 ‘무용지물’

입력 2015-12-31 19:54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미국 국방부와 함께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해온 로봇군견 프로젝트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군사작전에서 쓰기에는 너무 시끄럽다는 게 이유다. 영국 BBC방송은 미 국방부가 로봇군견 ‘L3’(사진) 프로젝트 실전 배치 계획을 유보했다고 30일(현지시간) 전했다.

구글은 2013년 자회사 알파벳을 통해 로봇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여기에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4200만 달러(약 493억원)가 투입됐다. 이 로봇은 목소리와 손짓으로 조종이 가능해 흡사 군견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빅독(Big Dog)’으로 불렸다. 야전 군수품을 나르는 용도로 최대 181.4㎏까지 적재, 험지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비관론이 불거진 건 지난해 실전배치훈련 뒤였다. 전장에서 운용하기에는 엔진 소음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엔진을 전동식으로 바꾼 소형모델 ‘스폿(Spot)’을 지난 2월 내놨지만 국방부는 적재용량이 10분의 1로 준 것을 이유로 결국 배치 유보 결정을 내렸다. 구글은 개발한 로봇군견 모델들을 공업용으로 개량할 계획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