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와 그림이 결합된 ‘이모그래피(Emography)’ 작업으로 유명한 서예가 허회태(58)가 새해 벽두 3곳의 전시장에서 ‘기운생동(氣運生動)’을 불어넣는 전시를 연다. 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신촌 우리교회갤러리에서 ‘영혼의 울림’을, 6일부터 31일까지 인사동 가가갤러리에서 ‘위대한 탄생’을, 13일부터 19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대장경 속 한마디’를 개최한다.
다섯 살 때부터 서당에 다니며 한글과 한문 붓글씨를 배운 작가는 중·고교 시절 각종 서예대회를 휩쓸었다. 대학 졸업 후 자신만의 필법을 연구하고 실험을 거듭한 끝에 이모션(Emotion·감정)과 그래피(Graphy·회화)를 합성시킨 ‘이모그래피’를 창시했다. 그의 작품은 국내는 물론이고 스웨덴 미국 독일 등에서 독창적인 예술세계로 호평받으며 서예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우리교회갤러리에서는 ‘은혜’ ‘믿음’ ‘웃음’ 등 글씨를 사람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가가갤러리에서는 글씨에서 한걸음 나아가 한지를 이용한 입체 및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인간과 우주가 어우러진 형상을 통해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비상비비상(非想非非想·Neither thought nor non-thought·사진)’ 등 30여점을 내놓는다.
경인미술관에서는 작가와 김형중(문학박사)의 공저 ‘대장경 속 한마디’에 수록된 작품을 전시한다. 매일 좋은 마음을 갖는다는 뜻의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올바르게 본다는 의미의 ‘정관(正觀)’ 등 47편의 구절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3곳의 전시를 통해 50년 넘게 정진해온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유수의 어포터블 아트페어에 참가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작가는 3D 작업 등 서예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힘들고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면서 인간사 희로애락을 담은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이모그래피 창시자 서예가 허회태씨, 새해 벽두 3곳서 전시회 연다
입력 2015-12-31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