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면서 아버지를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은 달라진다고 합니다. 네 살짜리 꼬마는 “아빠는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열두 살만 되면 아버지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많이 알까 고민하게 되지요. 열네 살이 되면 아버지와 세대 차이를 느끼고 30대가 되면 “아버지 의견에도 일리가 있지만…”이라고 말하면서 말끝을 흐립니다. 아버지의 판단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따르는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인 60대가 되면 달라집니다. 아버지 조언을 그리워하게 되지요. 아버지가 보여준 ‘사랑의 깊이’를 뒤늦게 실감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아버지의 마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순수할 때 우리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하나님께 의지합니다. 하지만 힘이 생기고 시간이 생기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하나님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혼자 잘 살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갈 때, 자신의 모습처럼 자녀들이 커 가는 것을 볼 때 우리는 간신히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고 하나님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비밀을 털어놓고 싶거나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가 닥쳐야 하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언제나 사랑의 눈으로 보고 계십니다. 어쩌면 우리가 고개를 돌려 그분을 바라보길, 먼저 말을 걸어주길 기다리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얻고,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제자들이 천국에 대해 묻자 예수님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아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우리 생각과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자녀가 되길 기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하나님을 믿고 따를 때 우리에겐 두려움이 생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기만 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이끌어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자녀를 향한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 마음에 충실한 자녀가 되길 바랍니다. 어려운 문제가 닥칠 때면 더욱더 주님을 향해 나아가십시오. 우리의 찬양과 기도에 하나님은 기뻐하실 겁니다. 부모가 바라는 삶을 자녀가 살아갈 때 부모는 적극적으로 자녀를 도우려고 나섭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것은 우리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번데기로 남지 않고 아름다운 나비로 태어나는 것, 메마른 가지에서 새싹이 피어나는 것, 이 모든 것은 변화인 동시에 ‘회복’입니다. 변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진정한 신앙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신앙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어린이 같은 순수한 믿음으로 십자가를 붙드는 한 해를 보냅시다.
권행운 목사인천 글로벌훼밀리교회
[오늘의 설교] 회복하는 신앙
입력 2016-01-03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