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프로농구 사상 첫 1000블록슛 달성…동부, 오리온 잡고 6연승 질주

입력 2015-12-31 00:41
30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동부의 김주성이 사상 첫 1000번째 블록슛을 달성하고 있다. 동부는 김주성의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에 80대 74로 승리했다. 연합뉴스
대기록을 세운 김주성이 아버지와 딸 등 가족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30일 원주 동부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가 열린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 경기 종료 1분12초를 남겨놓고 경기가 갑자기 중단됐다. 동부의 ‘기둥’ 김주성(36)의 1000번째 블록슛이 나온 직후였다. 김주성이 쳐낸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는 순간 동부 선수들과 팬들이 다같이 일어나 환호했다. 김영기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총재는 직접 코트로 나와 김주성의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1쿼터 중반 교체 투입된 김주성은 1쿼터 종료 52.8초를 남기고 오리온 조 잭슨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블록을 달성한 듯 보였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공이 김주성 손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4쿼터 막판 76-70으로 오리온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잭슨의 골밑 슛을 쳐내며 결국 역대 최초 1000블록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주성은 2002년 10월 26일 창원 LG의 라이언 페리맨을 상대로 첫 블록슛을 기록한 이후 14시즌 동안 프로농구 무대에서 수많은 선수들의 슛을 막아냈다. 지난 시즌까지 990개의 블록슛을 기록 중이던 김주성은 26일 LG전에서 유병훈의 레이업슛을 막아내면서 999개의 블록슛을 기록했고 결국 662경기 만에 1000개를 찍어냈다. 블록슛 1000개는 당분간 깨기 힘든 대기록이 될 전망이다. 2위 서장훈(은퇴·463)의 기록과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현역 선수로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찰스 로드(415개)가 4위에 있지만 외국인 선수라는 특성상 오랫동안 한국프로농구에 있을 수 없다.

김주성은 구단 중에선 LG를 상대로 가장 많은 131개의 블록슛을 성공했고 선수로는 서장훈을 상대로 38개의 슛을 막아냈다. 그는 경기 후 “사실 오늘 상대 선수들이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블록을 피하려는 게 느겨졌다”며 “기록을 달성해 정말 영광스럽다. 공격적인 선수가 아닌데 나 자신만의 기록이 생겨 자부심이 생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주성의 대기록은 팀 승리와 겹쳐지며 더욱 빛을 발했다. 동부는 이날 오리온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치며 80대 74로 승리했다. 6연승과 함께 같은 시간 LG에 패한 KGC를 끌어내리고 단독 3위에 올랐다. 수비에서 김주성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공격에선 허웅과 두경민이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는 3점슛 7개를 포함해 38점을 합작, 팀 승리를 이끌었다. 15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웬델 맥키네스와 11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로드 벤슨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오리온은 잭슨이 30점 6어시스트로 고군분투 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