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표창 받은 中企, 폐업 내모는 금융당국… 주소일괄변경 기술 짚코드에 ‘상생’ 약속하고 감감

입력 2015-12-30 21:29
행정자치부는 지난 23일 주소일괄변경 서비스 업체 짚코드에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정부는 이 업체가 도로명 주소 전환사업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금융 당국의 정책 때문에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짚코드는 1999년부터 주소일괄변경 서비스를 해왔다. 이사·이직 했을 때 은행과 보험 신용카드 등에 연결된 사용자 주소를 한번에 변경해 주는 서비스다. KT를 통해 ‘KT무빙’이라는 상표명으로 금융기관과 통신사·대형마트 등을 대상으로 영업해 왔다. 이 업체는 2012년 당시 행정안전부의 도로명 주소 전환에 맞춰 새주소 캠페인 협약을 맺고 전입자 세대주에게 도로명 주소를 문자로 안내하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이번에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새해 3월부터 은행 등 금융회사에 주소일괄변경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면서 짚코드와 계약한 기업들이 줄줄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금감원 서비스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지만 짚코드의 영업모델과 유사하다. 짚코드는 금감원에 특허권과 영업권 침해를 이유로 대책 마련을 호소해 왔다. 금감원은 “협력과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회사 구승모 이사는 30일 “아직 구체적인 응답이 없다”며 “거래처 90%가 금융권인데 금감원이 관련 서비스를 시행하면 당장 문을 닫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짚코드와 같은 서비스를 하는 다른 업체도 있어 특허권 침해는 근거가 없다”면서 “대신 우리가 비금융권에 서비스를 홍보하는 등의 협력 방안을 제시했지만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공동 홍보가 이뤄지면 짚코드에도 고객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