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오시절로 퇴행하나… SNS에 정부 비판글 올렸다고 해임

입력 2015-12-30 21:47
지난 25일 중국 동부의 한 경찰서 부서장은 소셜미디어에 중국 정부와 홍콩의 ‘일국양제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전격 해임됐다. 지난달에는 중국 광둥성 링난대의 한 교수가 소셜미디어에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의견’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역시 해임됐다. 비슷한 때 고위 관료 몇 사람도 ‘공산당 규율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달 신장일보의 자오신웨이 편집국장은 중앙정부의 무슬림 정책을 비판했다가 직위해제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요즘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탄압 사례를 전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 하에서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학자들과 공산당원들은 마오쩌둥(1893∼1976)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고 비판했다. 마오쩌둥은 1960∼70년대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을 추진하면서 당의 정책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예외 없이 숙청했다.

이런 탄압 움직임은 지난해 10월 시 주석의 당 행사에서의 발언 이후부터 가시화됐다. 당시 시 주석은 “속으론 딴마음을 먹고 겉으로만 복종하며 당의 리더십을 좀먹는 이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은 급기야 지난 10월 시 주석 발언을 반영해 ‘부적절한 토론’을 금지하는 새 규율을 도입했다. WP는 새 규율 도입과 탄압은 시 주석이 추진해온 권력집중화의 여파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마오쩌둥 못지않은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전부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방에도 확산돼 지방공무원들은 시 주석이 강조해온 ‘빈곤층 해결’ 지시를 잘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위직이 순시를 오면 먼 언덕에 흰색 비닐을 뒤집어쓴 사람들을 잔뜩 배치해 마치 양들인 것처럼 속인 뒤 ‘우리는 시 주석 말씀대로 점점 잘살고 있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고 WP는 꼬집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