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달 표면에 태극기 꽂는다… 달 탐사 개발 계획 의결

입력 2015-12-30 19:58

우리나라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달 탐사에 나선다. 정부는 30일 제22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달 탐사 1단계 개발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탐사 프로젝트다.

한국형 달 탐사는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2016∼2108년 1단계에서는 시험용 궤도선을 달에 보낸다. 인공위성처럼 달 궤도를 돌면서 탐사활동을 하는 우주선이다. 2019∼2020년 진행되는 2단계에선 무인 착륙선을 한국형발사체에 실어 보내 달 표면에 내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에서 추진되는 달 궤도선은 무게가 약 550㎏에 발사 시 크기는 1.9×1.7×2.3(m)다. 이 안에는 40㎏ 규모의 탑재체 공간이 조성된다. 광학탑재체, 과학탑재체, 우주인터넷 탑재체 등이 실린다. 탑재체에는 측정·분석도구 20여종이 장착된다. 고에너지 방사선 측정기, 전기장 측정기, 감마선·중성자 분광기, 파노라믹 카메라 등이다. 궤도선은 1년 이상 달의 궤도를 돌면서 달 자원탐사, 지형관측, 우주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탑재체 공간 40㎏ 가운데 15㎏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탑재체가 실릴 예정이다. 정부는 궤도선 개발에서 우리가 부족한 기술을 나사의 자문과 검증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궤도선뿐 아니라 ‘착륙선’과 달 표면에서 활동할 ‘로버’로 구성된 탐사체가 함께 보내진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0년 태극기를 단 탐사로봇이 달 표면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부는 우리 기술로 2단계 개발·발사를 하려면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1단계 기간인 2016∼2018년 관련 선행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업 첫해인 내년에는 달 궤도선과 과학탑재체에 대한 기초·예비설계를 한다. 궤도선과 통신할 ‘심우주지상국’ 설계와 안테나 부지 선정 등도 시작한다. 김대기 미래창조과학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38만㎞ 떨어진 달에 궤도선을 보내는 일 자체가 의미가 크다”면서 “우주 탐사의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걸림돌은 예산이다. 미래부는 1단계 3년간 1978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 확보한 예산은 200억원이다. 2017년과 2018년 1778억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정난을 겪을 경우 우주탐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달 탐사는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다. 올해 달 탐사 예산은 한 푼도 책정되지 않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