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윤동주(1917∼1945) 시 ‘십자가’ 첫 구절입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겠느냐고 하는 이 청년. 그는 십자가를 보며 인류의 죄를 대속한 예수 그리스도를 사모했습니다.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예수처럼 감옥에 갇혔습니다. 순교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장로였던 크리스천 청년 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을 닮고자 했던 이 청년은 오늘 이렇게 구원의 다리가 되어 우리를 십자가가 있는 강 건너 저편으로 건너게 합니다. 예수가 사랑과 희생이었듯, 우리 선대 신앙인도 사랑과 희생으로 다리를 이었습니다.
우리는 2015년의 한 해를 건넜습니다. 그리고 새해를 맞습니다. 하나님 질서인 하늘과 바람과 별을 닮고자 하는 우리입니다. 그러기에 십자가를 지는 것은 당연한 우리의 영광입니다. 강 건너 십자가 아래 구원이 있습니다. 굿바이 2015.
전정희 종교부장
강 건너 십자가 아래 구원이 있습니다!
입력 2015-12-30 18:26 수정 2015-12-30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