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두 달 만에 복권… 서열 6위 올라

입력 2015-12-31 04:02

좌천됐던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복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이을설 인민군 원수 장의위원 명단에 빠진 지 53일 만에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장의위원 명단에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최 비서는 당시 백두산발전소 토사 붕괴사고 책임을 지고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리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바 있다.

30일 공개된 김양건 비서 장의위원 명단을 분석해 보면 북한 지도부의 권력서열이 상당 부분 바뀐 것으로 보인다. 최 비서는 지난 10월 말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핵심실세의 위치인 서열 6위에 자리를 잡았다. 장의위원장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제외하면 다섯 번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김기남 노동당 비서로 이어지는 권력서열은 20위까지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1919년생) 김철만 노동당 중앙위원(1920년생) 김옥순 반제투사 노병위원(1920년생) 박경숙 항일혁명투사(나이미상) 이영숙(나이미상) 등 항일빨치산 출신이 대거 명단에서 사라졌다. 김춘섭 당 군수담당 비서는 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제외됐고, 인민무력부장을 역임한 김영춘 인민군 차수와 현철해 인민군 차수,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이하일 인민군 차수 등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윤정린 인민군 호위사령관, 김명국·여춘석·이명수 인민군 대장, 최경성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이태철 인민보안부 제1부부장,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을 지낸 한광상 소장, 인민무력부장 출신 장정남 5군단장도 배제됐다.

반면 평안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를 지낸 이만건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권력서열 156위에서 29위로 수직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김능오 평안북도당위원회 책임비서도 서열 57위에 올랐다.

한편 우리 당국은 사망한 김 비서를 대신해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남북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지만 이번 장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오랫동안 김 비서에 이은 북한의 대남 분야 2인자로 꼽혔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남라인의 또 다른 핵심인 맹경일 노동당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도 ‘포스트 김양건’ 후보로 거론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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