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제 10대 뉴스] IS 발호… 지구촌 테러로 얼룩지다
입력 2015-12-29 21:07 수정 2015-12-29 22:00
(1) 지중해 건너다 익사한 3살 난민 어린이 사진 경종
2015년 벽두를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장식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한 해 동안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IS는 11월 파리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 테러를 벌여 130명의 희생자를 냈고, 온 지구가 테러 경계령 속에서 연말을 맞았다. 올해 IS는 3개 대륙에서 테러를 자행해 8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급증하는 테러 위협에 반(反)이민, 반이슬람 정서가 팽배해져 극우 정당들이 힘을 얻기도 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서 IS의 득세는 수많은 난민을 양산하기도 했다. 올해 내전과 무장단체 등의 테러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은 100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중해에서 숨진 난민은 3700명에 달했다. 가족과 함께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채 발견된 세 살 배기 시리아 어린이 에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세계에 난민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유럽은 각국의 경제난과 반이민 정서 때문에 난민 수용 정책에 합의하지 못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2) 美 Fed 9년 반 만에 금리 인상… 신흥국 성장 발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9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세계 주요 경제권이 경기 침체로 허덕이는 가운데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만 제로금리를 포기하고 ‘나홀로 긴축’에 나선 것이다. 외신들은 내년 중 0.25% 포인트가량씩 네 번의 점진적 추가 인상이 단행돼 내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1.37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차입비용 증가와 선진국 자금의 대량 유출이 우려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 경제국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3) 日 집단자위권법 통과… 제국주의 국가로 돌아가나
일본이 2차대전 종전 70주년인 올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은 9월 19일 야당과 국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집단자위권법’인 안보 관련 11개 법안의 제·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그동안 일본은 전후 제정된 평화헌법에 따라 자국이 공격당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무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집단자위권법이 통과되면서 ‘공격받지 않아도 공격할 수 있는 나라’로 변신하게 됐다. 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4) 폭스바겐 디젤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2009년부터 6년간 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온 사실이 9월 드러났다. 조작장치 장착 차량은 브랜드별로 폭스바겐 1100만대, 아우디 210만대, 스코다 120만대에 달했다. 폭스바겐은 미국의 해당 차량 소유자들에게 최대 1250달러(약 146만원)의 현금 배상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2016년형 디젤 신차에도 저감장치 조작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친환경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해온 디젤차의 신화까지 급격히 흔들렸다.
(5) 수치, 총선 승리… 미얀마 군부독재 53년 만에 종식
11월 8일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70)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했다. 의석의 25%가 군부에 사전 할당된 상태에서도 NLD가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한 것은 그만큼 미얀마의 민주화 열망이 뜨겁다는 것이다. 작고한 영국인 남편과 사이에 영국 국적의 아들 2명을 둔 수치 여사는 외국인 가족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 조항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집권 의지를 내비쳤다.
(6) 네팔 규모 7.8 강진… 지구촌 곳곳 화산 분화로 불안
4월 25일 규모 7.8의 강진이 네팔을 강타해 8000여명이 사망하고 1만8000여명이 다쳤다. 수도 카트만두 북서쪽 81㎞ 지점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도 11㎞로 얕아 피해가 더 컸다. 이번 지진으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해발 8848m)의 해발고도도 2.5㎝가량 낮아졌다. 히말라야 지역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지진이 잦은 곳이다. 네팔 지진에 앞서 칠레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화산 분화가 이어져 2015년 지구촌뿐만 아니라 지구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7) 이란, 비핵화 선언… 北, 지구상 유일 ‘비핵화 예외국’
2002년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된 뒤 13년간 이어졌던 이란 핵 협상이 7월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타결됐다. 6월 30일로 예정된 최종 타결 시한을 넘겨 협상을 계속한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은 핵무기 개발 중단과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합의를 성사시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합의 후속 조치인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사찰 결과 발표에서 “핵무기 개발이 종료됐다”고 선언하면서 북한만이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비핵화 예외국가’가 됐다.
(8) 中 AIIB vs 美 TPP… G2 경제적 패권 다툼 본격화
중국이 주도한 첫 국제 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라이벌 구도는 올해 G2(미·중) 간 경제적 패권 다툼의 상징이 됐다. 6월에 출범한 AIIB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출범했지만 사실상 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을 중심으로 한 미국 주도의 세계 금융질서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었다. 현재 AIIB 회원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57개국이고, 10월에 타결된 TPP는 일본 등 12개국이 가입해 있다.
(9) FIFA 부패 스캔들 휩싸여… 블라터 회장 불명예 퇴출
국제축구연맹(FIFA)은 부패 스캔들에 휩싸여 ‘비리의 온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FIFA의 부패 스캔들을 수사해 온 미국 검찰은 30명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돈세탁을 하고 마케팅, 중계권 등을 대가로 거액의 뇌물과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된 제프 블라터(79·스위스) 회장은 지난 5월 5선에 성공했지만 나흘 만에 사퇴를 선언했으며, 최근 8년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불명예스럽게 퇴출됐다.
(10)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치프라스 ‘그렉시트’로 위협
‘빚쟁이’ 그리스는 구제금융 협상으로 세계경제를 위협했다. 1월 총선에서 긴축정책에 반기를 든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승리하며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이어갔다.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그리스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불사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독일 등 채권국들이 가혹한 긴축과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위기는 극에 달했다. 8월에 그리스의 제3차 구제금융 지원 협상은 가까스로 타결됐으나 채권단 문제를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