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사진) 금융위원장은 지금까지의 금융개혁이 ‘착한 개혁'이었다면서 앞으로는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지금까지의 (금융) 개혁은 누구나 공감하는 착한 개혁이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 반대 목소리를 수용하고, 때로는 그것을 뛰어넘기도 하겠다. 또 설득해야 할 사람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이 언급한 ‘거친 개혁’은 논란이나 반대가 있는 사안이라도 필요하다면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금융위가 추진한 금융개혁 과제 중 금융권 성과제 확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금산분리 완화, 거래소 체제 개편 등은 노동조합과 정치권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임 위원장은 “거래소 개편은 노조도 동의한 사안이고 정치권의 이해가 걸려 있지도 않은데 입법이 진행되지 않아 너무 아쉽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때를 이른바 ‘우간다 논란’이 있었던 시기였다고 했다.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시장 성숙도가 우간다(81위)보다 낮은 평가(87위)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국무회의 발언에서 “세계 금융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 금융산업은 도태될 것이고, 청년들이 선망하는 금융산업에서 더 이상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까지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임 위원장은 “솔직히 좀 흔들렸고 뭘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때 금융위가 흔들리면 안 된다. 금융개혁에 사공이 너무 많다고 지적해준 이들이 기자들이었다”고 떠올렸다.
금융개혁 성과로는 변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고 (금융업계가) 스스로 생각하게 된 점을 꼽았고, 가장 아쉬운 것은 금융산업과 관련된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고 밝혔다. 새해 한국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가계 빚, 기업 부채라고 임 위원장은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임종룡 “새해엔 거친 개혁 마다않을 것”
입력 2015-12-29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