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바이오 프로세서 첫 양산 ‘모바일 헬스케어’ 먼저 치고 나간다

입력 2015-12-29 18:35
삼성전자가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부품 분야에서는 모바일 헬스케어 관련 반도체를 만들고, 세트(완성품) 분야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생체신호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 칩에 통합한 바이오 프로세서(제품명 S3FBP5A)를 업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첫 번째 바이오 프로세서로 생체 신호를 측정하고 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처리하는 과정을 하나의 칩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바이오 프로세서 안에는 마이크로 컨트롤러(MCU)와 디지털 신호처리(DSP) 프로세서, 내장 플래시 메모리까지 다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는 센서에서 생체 신호를 측정하면 이를 디지털 정보로 처리하기 위해 별도의 칩이 필요했다. 측정하는 신호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부품이 많아지기 때문에 제품이 커지고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바이오 프로세서는 체지방/골격근량(BIA), 심박수(PPG), 심전도(ECG), 피부온도, 스트레스 반응(GSR) 등 5가지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신호를 조합·분석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또한 각각의 기능을 개별 칩으로 구성했을 때에 비해 면적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초소형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 바이오 프로세서는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5㎜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프로세서를 이달부터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 모바일 피트니스·헬스케어 기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특히 ‘내부 고객’인 IT·모바일(IM)부문에서 바이오 프로세서를 활용한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IM부문 내에 ‘모바일 인핸싱’ 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스마트폰을 제외한 웨어러블 및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전담하는 부서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웨어러블 기기 시장 공략에 힘을 쏟겠다고 한 만큼 기존에 나온 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모바일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헬스케어 제품에도 바이오 프로세서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이외에 다양한 ‘외부 고객’들도 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프로세서를 활용한 팔찌, 붙이는 형태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 개발 플랫폼을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