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불패’ 동탄2도 대거 미달… 공급과잉 폭탄 ‘수도권 분양시장 한파 경보’

입력 2015-12-29 19:54

수도권에 청약 미달된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이달 들어 분양에 나선 단지의 절반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올 들어 ‘청약불패’를 자랑하던 서울과 경기도 동탄2신도시도 청약 미달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뜨거웠던 분양 열기가 급격하게 식으면서 주택경기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28일 청약을 마감한 경기도 안성 푸르지오는 759가구 모집에 불과 13명이 접수했다. 전용면적 59㎡B와 74㎡B에는 단 한 건의 청약도 없었다. 안성에 2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아파트인 데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했고, 서울∼세종고속도로 수혜 지역으로까지 꼽힌 단지여서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서울 영등포에 들어서는 브라운스톤 당산은 이달 초 진행된 청약에서 전체 9개 주택형 중 전용 59㎡와 76㎡를 제외한 모든 타입이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총 79가구 모집에 52가구가 미달됐다.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신안인스빌 리베라 3, 4차는 전체 979가구 모집에 106명만 청약해 대거 미달 사태를 빚었다. 989가구 규모의 동탄자이 파밀리에 역시 8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만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동탄2신도시는 올 상반기 10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까지 나왔던 지역이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 청약 사이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28일 현재)에 청약 접수를 받은 수도권 28개 단지 중 13개 단지가 미달됐다.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된 단지는 5개에 불과했다. 경기도는 절반 이상의 단지가 미달됐고, 인천은 한 곳도 순위 내 마감을 하지 못했다.

전세난에 떠밀린 세입자들이 지난해부터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지난 3분기까지 신규 분양시장은 흥행 열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공급 과잉, 대출 규제, 금리 상승 등 악재로 주택시장 전반에 한파가 불어닥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한 달 전보다 54.3%(1만7503가구) 늘어난 4만9724가구로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1998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특히 수도권은 미분양 주택이 전월보다 70.6%(1만1002가구) 늘어난 2만6578가구를 기록했다.

건설업계는 내년 분양 물량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올해 분양된 아파트 42만9188가구 대비 25.5% 줄어든 31만9899가구가 2016년에 공급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부동산114 김은진 팀장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주택구매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세종=윤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