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집값에 영국에서도 ‘탈(脫)수도’ 현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수도 런던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한 액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8일(현지시간) 올해 6만 가구 이상이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런던을 떠나는 ‘런던 엑소더스’를 택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햄튼스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6만4000가구가 런던을 떠났으며 다른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올 한해 동안 240억 파운드(약 42조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또 런던 외곽에 집을 산 사람들 중 1만1000여명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다. 런던에 집을 살 능력이 없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수는 전년보다 70% 늘어났다. 20, 30대의 주택 보유비율은 45% 정도로 최근 20년 들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런던의 주택 평균가격이 처음으로 50만 파운드(약 8억원)에 달하며 정점을 찍으면서 가속화됐다. 최근 1년간 런던의 집값은 많게는 20%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통근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런던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려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니 모리스 햄튼스인터내셔널 대표는 “런던을 떠나는 사람의 수는 수도와 그 외 지역의 집값 격차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면서 “주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현재 주택에 들어간 돈을 현금화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중부 미들랜드와 스코틀랜드 지역의 평균 집값은 18만 파운드(약 3억1360만원)로 런던과 큰 차이가 났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천정부지 집값에… 올들어 6만4000가구 ‘런던 엑소더스’ 택했다
입력 2015-12-29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