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선전·선동 방식이 온라인 시대를 맞아 세련되게 진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조장을 맡은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출범 2주년(30일)에 맞춰 애니메이션 랩 뮤직비디오(사진)를 공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중문판은 29일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서방 예술 형식’인 랩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정책 홍보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2분40초 분량의 랩 뮤직비디오에는 “심화개혁소조가 두 살이 됐어. 2년간 많은 일을 했어”라는 가사가 반복되면서 심화개혁소조의 다양한 성과를 찬양하고 있다. 중간중간 맥락에 맞는 시 주석의 육성이 삽입돼 있다. 예를 들어 “심화개혁소조가 두 살이 됐어. 2년간 많은 일을 했어. 파리(하위급 부패관리), 호랑이(고위급 부패관리), 큰 여우(해외 도피자)를 잡아, 잡아, 잡아”라는 랩에 이어 “모든 부패는 처벌받아야 하고 모든 부패관리는 척결돼야 한다”고 말하는 시 주석의 음성이 곁들여지는 식이다.
국가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심화개혁소조는 지난 2년 동안 19번의 회의를 통해 102건의 개혁문건을 심의했다. 랩 뮤직비디오에는 반부패 운동 외에 ‘일대일로(一帶一路)’,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등 성과도 나열돼 있다. 뮤직비디오 말미에는 CCTV가 곧 ‘심화개혁의 역량’이라는 제목의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한다고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시 주석의 업적 홍보를 위해 노래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 리듬감이 강하고 쉬운 멜로디가 반복되는 대중 취향적인 곡들로 네티즌은 이를 ‘신곡(神曲)’으로 칭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소통하는 젊은층에 접근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의 최신 선전 전술이다. 지난 10월 국가발전 청사진인 제13차 5개년 계획(13·5계획)을 홍보하기 위한 ‘13·5의 노래’가 중문과 영문으로 온라인으로 퍼졌다. 제작자는 ‘푸싱루 공작실’로 불리는 인물로 지금까지 9편의 정책 홍보용 노래를 만들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파리·호랑이·여우 잡아∼ 잡아∼” 中, 시진핑 심화개혁소조 찬양 2분40초 랩 뮤직비디오 공개
입력 2015-12-29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