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가는 당에 차고 넘칩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공천 경쟁 상대를 겨냥해 출사표에 담은 구절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법조인 출신이 많아 ‘법조당(黨)’이란 별칭이 있다. 그런데 이제 ‘검사당(黨)’으로 불리게 생겼다.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검찰 출신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현재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도전 의사를 밝힌 검찰 출신 인사는 무려 30여명에 달한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불법자금 수사를 지휘하며 ‘국민검사’로 불렸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당내 ‘험지출마론’의 첫 대상이 됐다. 부산 출마를 준비했던 안 전 대법관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서울 격전지 출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검찰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 출신도 줄줄이 새누리당에 입당,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고향인 경북 영주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강경필 전 의정부지검장은 제주 서귀포에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부산 사하을에서 얼굴 알리기에 들어갔고, 권태호 전 춘천지검장은 충북 청주 청원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박근혜정부 첫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전 법률지원공단 이사장도 대구 달성에서 도전장을 냈으며, 영화감독 곽경택씨 동생인 곽규택 전 부장검사도 합구 대상지로 꼽히는 부산 서구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검찰 출신 현역 의원은 총 15명으로, 이 중 13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20대 국회에는 검찰 출신 의원으로만 원내 교섭단체(의원 수 20명 이상)를 꾸리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8대 때 박희태 안상수 홍준표 등 검찰 출신이 줄줄이 당대표를 맡을 정도로 새누리당엔 검찰 출신이 주류였다”며 “검사 성향이 대체적으로 보수적이어서 새누리당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검찰 출신 인사 출마 러시가 정치권력과 검찰 간 유착에 대한 국민의 의심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기획] 새누리 검사黨? 안대희·최교일·강경필 등 검사 출신 예비 후보 러시
입력 2015-12-30 04:00